안녕하세요, 4분기의 시작을 한 달 남기고 인사드리는 장준영입니다.
지난주 저희 회사의 가장 큰 연간 행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ICT 산업 시상식인 'ICT 어워드 코리아 2026'입니다. 매년 이맘쯤 취재차 부산에 있었기 때문에 ICT 어워드 현장에 참가한 건 3년 만인데요. 기억 속 행사보다 규모도 더 커지고, 더 화려해지고, 좋은 상도 늘었습니다.
수상작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고요,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번주 목요일에 발행될 김동욱 기자의 현장 스케치를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잡일 좀 도우면서 취재를 했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 오랜만에 뵙는 분들과 인사 나누며 에이전시 업계 돌아가는 상황을 좀 들었는데요. 특히 올해는 자체 서비스 출품작이 유독 많아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사실 에이전시에서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분위기는 몇 년 전부터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탓에 시장에 일감이 줄어 생존 전략으로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렇게 이해하곤 했는데요.
막상 들어보니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영업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더군요.
무슨 말이냐면, 일반적으로 에이전시는 하나의 비즈니스를 온전히 경험해볼 기회가 적습니다. 시장에 나오는 프로젝트 대부분이 영역별로 쪼개져 있기 때문이죠. 개발이든, UI·UX든, 마케팅이든, 운영이든요.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건 다 연결돼 있잖아요. 따라서 기획부터 출시, 운영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해볼수록 주력 분야의 역량도 함께 높아지고, 이게 곧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세일즈 포인트가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동안 에이전시에서 출시한 서비스를 보면서 '저게 팔릴까?' 싶었던 때가 적지 않은데, 생각이 짧았네요.
몇 가지 더 적자면, AI 때문에 '집 나갔던 클라이언트'가 올해 들어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랍니다. AI로 어느정도 그럴듯하게 만드는 건 가능해도 최종 결과물로 넘어가는 단계, 예컨대 브랜드 톤앤매너를 맞춘다거나 하는 데서 다들 포기한다고요.
그래서 최근 3개월 사이엔 대놓고 "AI를 사용해도 된다"고 선언한 대형 클라이언트가 늘었다고 합니다. 한 빅테크는 원래라면 6개월 걸렸을 프로젝트에 3개월 주고 예산도 반토막 낸 뒤, 'AI를 써도 되니 이 조건에 할 수 있는 에이전시를 구한다'고 했다네요.
결국 이러나 저러나 에이전시의 AI 활용 역량은 필수가 됐는데요. 직급별로 분위기가 또 다르답니다. 우선 실무자는 없던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AI가 모르는 걸 다 알려주니까요.
반면 책임자는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검토하고 판단할 게 훨씬 늘어서요. 현장에서 만난 한 에이전시 임원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며 "팀원들이 AI와 함께 만든 결과물 가져올 때 '야, 그건 허상이야'라고 말 못하면 진짜 큰 사고 날 수도 있겠다"고 했습니다. 이젠 AI만 환각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봅니다.
ICT 어워드가 마무리돼도 저희의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매년 그랬듯, 올해도 대상 수상 기업 인터뷰 시리즈가 준비돼 있습니다. 앞으로 두 달간 순차적으로 공개하겠습니다. 환각 없는 콘텐츠, 많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