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디지털 인사이트 이민호 기자입니다. 디레터가 봄을 맞이해 새롭게 개편됐습니다. 이제는 기자가 이야기꾼으로 등장해 독자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인데요. 그 시작을 제가 맡게 됐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화랑 책을 좋아하는데요. 최근에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가장 재미게 읽은 책일 정도라, 주변에도 많이 추천하고 있죠.
이 책에는 '키치'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요. 통상적인 키치의 의미를 넘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태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바라보고, 공감하며 이에 결부되는 것은 그것이 설령 진실일 지라도 외면한다는 것이죠.
저는 밀란 쿤데라가 이야기하는 키치가 사회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보는데요. 사회 구성원 전반이 특정 기조를 가지면, 이에 따라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난받거나 외면받는 것들이 파생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기조란 때로 무섭고 무거운 명사인 것 같습니다. 3월 스픽의 정두현 매니저와 만난 자리에서도 사회적 기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정 매니저는 "영어에 대한 완벽주의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완벽을 강요하고, 틀리면 비난하는 기조가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이었죠. 이는 실제 한국에서 살아가며 정 매니저가 직접 느끼고 공감했던 점이기도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과연 한국에서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분명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조가 만들어져 영어를 서툴게 말하는 사람을 마치 틀린 것, 부정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픽의 목표는 이런 영어에 대한 완벽주의를 타파하는 겁니다. 스픽의 슬로건이 "틀려라, 트일 것이다"인 이유죠. 스픽은 이 문제해결에 진심이었는데요. 그만큼 캠페인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강조되는 점도 바로 '진정성'이었습니다.
스픽의 이야기는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네요. 여러분도 한국 사회에는 영어에 대한 완벽주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나아가 혹시 틀림에 대한 부정이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그렇지만 여러분, 스픽 캠페인에 울려 퍼지는 故신해철의 목소리처럼, 틀리기에 우리는 사람입니다.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