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민호 기자입니다. 이번 주가 지나면 12월이 시작되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매거진도 올해 마지막 호가 나왔고요. 마지막 호의 표제는 'Lighthouse(등대)'였습니다. 불안 속을 해쳐나갈 인도로 기능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표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마음이 복잡할 때가 많습니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아쉬운 게 있기 마련이고,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자문하다보면 불안이 엄습할 때도 있죠.
얼마 전 밤에 산책을 하다가 다리 밑에 펼쳐진 강변의 공원을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공원의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문득 그동안 살아왔던 삶에 대해 복기해보게 됐습니다.
10대 시절에는 스스로가 세상의 주인공인줄 알았습니다. 세상에는 주연과 관객이 존재한다는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기도 했습니다. 20대는 "나는 주인공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는 다른 곳을 비추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빠진 때가 많았습니다. 워낙에 뜻대로 풀리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30대 들어서는 모두 자기만의 무대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의미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 말이죠. 인생에 정답이나 왕도가 없다는 것 같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크고 작은 불안이 따라옵니다.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자문하는 순간은 지금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제 이야기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괜찮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도 하고요.
언젠가 불안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을 상상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현실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자주 최악을 상상합니다. 인터뷰 녹취록이 날아가는 상상, 중요했던 인간 관계가 뒤틀리는 상상... 종류는 많습니다. 그중 올해 얼마나 실제로 일어났을까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그랬다고 한들 어떻습니까? 살아가는 한 바로잡거나 새롭게 시작할 기회는 무수히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한 달입니다. 저는 일복이 많은 몇 주를 보내다 올해를 마무리할 것 같습니다. 물론 사이사이 더 많은 추억을 쌓아가면서 말이죠. 여러분도 한 달 남은 한 해를 잘 보내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불안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속상한 일도 있었겠지만 분명 두고두고 간직할 기억도 존재하는 한 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