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모든 걸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바라보려고 노력 중인 장준영입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핀테크입니다. 지난달 26~28일 양재 aT센터에서 국내 최대 핀테크 박람회 '코리아핀테크위크 2025'가 열렸습니다. 금융 및 핀테크 업계의 AI 현주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는데요. 저는 마지막 날인 28일 행사장에 방문했습니다.
어느 박람회든 부스를 살펴보면 해당 기업이 현재 어떤 비즈니스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행사에서 만난 금융지주들은 AI 에이전트 개발을 공통 과제로 삼고 있었고요. 간편 결제 회사, 특히 네이버와 토스는 '돈되는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전략에는 저마다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대목이 존재했습니다. 오늘은 코리아핀테크위크 2025 현장에서 발견한 사용자 경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행사장에서 줄이 가장 길게 늘어선 부스는 네이버파이낸셜이었습니다. 네이버페이 앱을 설치하면 1만4000원 짜리 캡슐 커피를 1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좀 독특하죠. 선물 공세를 펼치며 모객해도 모자랄 판에 돈을 쓰게 하는 이벤트라뇨. 어차피 할인해주는 거, 나머지 1000원까지 그냥 네이버가 부담했으면 되지 않았을까요?
네이버가 자투리 금액을 남겨둔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날 네이버는 지난달 출시된 통합 오프라인 단말기(POS) 'N페이 커넥트'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N페이 커넥트의 특징은 '네이버 앱과의 연동'입니다. 앱에서 제공되는 리뷰·쿠폰·적립 등의 서비스를 단말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의 방대한 온·오프라인 생태계를 통합한다는 구상인데요.
예컨대, 그간 식당에서 리뷰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종이 영수증을 촬영, 리뷰를 작성해야 했지만요. N페이 커넥트가 있는 곳에선 결제 즉시 단말기 화면에서 키워드 리뷰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매번 앱을 열어 인증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것이죠.
이런 변화가 주는 이점은 분명합니다. 소비자는 할인 및 적립 혜택을 '더 편하게' 받을 수 있어 좋고요. 가맹점주는 이에 따라 리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이러한 고객 데이터가 축적되면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을 테죠.
이처럼 네이버는 N페이 커넥트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새로운 경험을 가치로 내세우고요. 바로 이 점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단 1000원이라도 직접 결제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다시 말해, '1000원'이라는 자투리 금액은 '경험 마케팅'을 위해 반드시 남겨둬야 했던 숫자인 셈이죠.
따지고 보면 1만4000원 짜리 캡슐 커피를 1000원에 주는 이벤트 자체도 꽤 파격적입니다. 추첨도 아니고, 참여자 전원에게 지급되는 경품의 단가가 1인당 1만3000원이라는 뜻이니까요. 네이버가 이토록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들고 온 건 경쟁사, 토스 때문입니다.
토스는 네이버보다 먼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토스가 내세우는 사용자 경험 가치는 '쉽고 빠른 결제 경험'입니다. 결제 수단이 불필요한 미래를 꿈꾸죠. 실제로 토스 페이스페이는 1초 만에 99% 이상의 정확도로 얼굴을 인식하며, 행사장에서도 빠른 결제 과정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런 편리함에 토스 단말기는 현재 20만 곳 이상의 가맹점에 보급됐고요. 페이스페이 가입자는 4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후발주자인 네이버와 격차를 크게 벌려둔 상황이죠. 네이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이처럼 이번 행사는 네이버와 토스의 오프라인 결제 시장 전략을 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속도와 편리함'으로 사용자를 모은 토스, '연결의 가치'로 반전을 꾀하는 네이버. 내년이 본격적인 경쟁의 해가 될 텐데요. 이들이 만들어나갈 오프라인 결제 환경을 앞으로도 관심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날이 무척 추워졌습니다. 언젠가 붕어빵 가게에서도 네이버나 토스의 단말기를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장준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