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민호 기자입니다. 올해 첫 디레터를 제가 쓰게 됐네요. 영광입니다.
새해는 다들 잘 보내셨나요? 동해안 해맞이 교통량이 40만 대에 육박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여전히 많은 분들이 해돋이를 보러 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본가에 내려가 해돋이는 따로 보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제야의 종소리만 들었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자주 해돋이를 보러 갔습니다. 절반 정도는 제대로 못 본 기억이 있는데요. 산을 반대 쪽으로 올라 해가 보이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어 친구들과 PC방에서 밤을 새다가 게임을 너무 재미있게 하는 바람에 해가 다 뜨고 PC방을 나와버린 황당한 일화도 있었습니다.(그때 원랜디가 재미있긴 했어요)
친구들과 해돋이를 열심히 보러 다니던 때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많았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해를 썩 잘 살아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새해에는 더 멋진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이유 없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사는 게 녹록지 않다고 느끼던 시기에는 해돋이를 잘 챙겨보지 않게 됐습니다. 새해에 대한 설렘이나 감흥도 많이 희석됐었고요. 한 해가 또 시작이 된다는 게 울적하거나 불안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어땠냐고요? 가장 덤덤한 새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참 괜찮았어요. 걱정이 많던 시기와 비교해서 대단하게 잘 사는 건 아닙니다만, 소중한 사람들은 분명하게 그 자리에 있었고, 나름 즐겁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은 2025년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잘 안 그러기도 하는데, 올해 새해 다짐은 하나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새해라고 특별히 힘줘서 무언가를 하고 싶지도 않아요. 너무 열내지 않고 행복하고 잔잔하게 살아야겠다, 그런 마음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니 무언가 말랑말랑한 새해 같네요. 꽤 괜찮습니다 그런 거. 너무 힘주고 그러면 또 그것대로 힘들어요. 그래도 새해 첫 기획 기사 만큼은 야무진 친구로 준비했습니다. 전문가들을 모아 GEO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거든요.
모쪼록 여러분도 새해를 맞아 너무 무겁고 다부진 마음 보다는, 말랑말랑하고 재밌게 시작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 수다 많이 떠세요. 많이 많이 웃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