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0번째 디레터를 장식하게된 이민호 기자입니다. 100개의 뉴스레터가 발행될 동안 재밌게 읽어주시고, 매주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00번째까지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게 작은 목표였던 만큼, 오늘은 버킷리스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저는 썼다 지운 버킷리스트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연락할 수 있는 친구 만들기'가 있습니다. 지운 이유는 여행가기 위험한 나라가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썼다 지운 버킷리스트가 이루거나 여전히 간직한 버킷리스트보다 많은 것 같네요.
저희 어머니의 버킷리스트는 '페루의 마추픽추에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자세히 여쭤본 적은 없는데요, 연초에 바닷가에 바람을 쐬러 갔다 들른 카페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제 무릎이 고장 나서 이번 생에 마추픽추는 갈 수 없다"고 말입니다. '마추픽추에 가보기'가 어머니의 썼다 지운 버킷리스트가 된 것입니다.
막연히 언제고 어머니가 페루로 여행을 떠나 마추픽추에 가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의 무릎 건강이 영원할 줄 알았나 봅니다.
문득 내 버킷리스트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뭘 하고 싶을까요. 생각보다 해보고 싶은 게 많았습니다. 오로라도 보고 싶고, 이제는 유행이 좀 지난 제주도 한 달 살기 같은 것도 해보고 싶네요.
100세 시대라고들 하지만 100살까지 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 70에서 80살까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엇비슷하게 남았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까지 살아온 게 참 빨리 갔는데, 남아 있는 시간도 빨리 가지 말라는 법은 없겠죠.
어머니의 버킷리스트에 지운 자국이 생긴 일은 우리의 몸과 시간이 영원하지 않고, 때로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제임스 딘은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라"라고 했죠. 그처럼 찌그러진 포르쉐에서 삶을 마감할 것은 아니지만, 꿈을 이룰 수 있는 내일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멀리 해두어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지운 게 많나요? 그렇다면 이루고픈 꿈들로 빈 자리를 채워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지운 자국만 가득한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어머니에게도 지운 버킷리스트 만큼 아직 이루고픈 소망이 많기를 바랍니다.
100번째까지 재밌게 봐주신 여러분도 이번 한 주가 포기보다 행복이 많은 날들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101번째 뉴스레터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