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쩍 풀린 날씨에 더 많이 걸을 수 있어 기분이 좋은 장준영입니다.
지난주 목요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앤어워드(&Award)' 시상식에 다녀왔습니다. 앤어워드는 매년 우수한 디지털 광고·캠페인 및 서비스를 선정하는 행사인데요. 올해 어떤 작품이 수상했는지는 따로 보도 기사를 통해 다루기로 하고요. 오늘은 현장에서 들었던 인상적인 내용 하나를 독자님들께 전해보려 합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책 '시대예보' 시리즈로 잘 알려진 송길영 작가의 기조 강연이 준비돼 있었습니다. 송 작가는 "앞으로 크고 무거운 조직 대신 작고 민첩한 조직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I의 발전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하면 변화에 둔한 덩치 큰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죠.
이러한 미래를 '경량문명'이라는 개념으로 소개한 송 작가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앞으로 에이전시 산업은 몰락할 겁니다."
아니, 국내 최고 에이전시들이 모여 상을 받는 자리에서 '에이전시의 몰락'이라뇨. 논리는 이랬습니다.
"에이전시가 하는 일, AI도 할 수 있다. 그것도 더 저렴한 비용으로. 기업은 직원을 뽑아 에이전시 역할을 맡기는 추세다. AI의 등장으로 외주 업무가 '내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행업만 하는 에이전시는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산업 전반이 경량화하는 과정에서 대행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인데요. 당연히 현장의 반응은 심상치 않았습니다. 한 에이전시 임원은 강연 후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그럼 앞으로 어떤 분야의 에이전시가 살아남을까요?"
송 작가는 "특정한 분야를 꼽기는 어렵다"면서도 "에이전시는 제작과 운영 역량이 탁월한 조직이므로 '내 걸' 만드는 곳이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체 콘텐츠와 자체 비즈니스에 집중해보기를 조심스레 권한다"고 했습니다.
분명 일리있는 말이지만 자리의 성격을 생각하면 꽤나 도발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관련해 에이전시 업계의 의견이 궁금해진 저는 행사가 끝난 뒤 어워드를 주관한 한국디지털기업협회의 박수인 협회장(와일리 대표)을 찾아 '에이전시 위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박 협회장은 대체로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에이전시의 위기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며 "기업의 내재화에 따른 위협은 이미 현실"이라고도 덧붙였는데요. 에이전시 산업 종사자들이 '쓴소리'를 듣길 바라는 마음에 직접 송 작가를 초청했다고도 했습니다.
그 타개책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비슷한 결의 답을 내놓았는데요. 박 협회장은 "에이전시 업계는 그 누구보다 맨파워가 강한 곳"이라며 "자체 비즈니스를 다른 대기업이나 플랫폼 기업만큼 잘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 그가 대표로 재직 중인 디지털 에이전시 와일리는 지난해 자체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올해는 "에이전시를 넘어 비즈니스 그로스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상입니다.
"에이전시가 몰락할 것"이라는 송 작가의 주장이 과격하게 들릴 순 있지만요. 지금처럼 빠른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에 체질 개선에 실패한 에이전시, 다시 말해 대행만 하는 에이전시가 존속하기 어렵다는 데는 적지 않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관련해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우선 박수인 한국디지털기업협회장 인터뷰가 다음주 발행될 예정이고요. 에이전시만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취재 콘텐츠도 곧 읽어보실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독자님들 생각은 어떤가요?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포인트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제 메일이나 아래 소통하기 버튼으로 의견 남겨주시면 꼼꼼하게 읽고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