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어진 태양에 더 많이 걸을 수 있어 좋은 장준영입니다.
2026년 1분기가 지났습니다. 올해 들어 ‘경험 설계’라는 주제를 주목해 살펴보고 있는데요. 지난 1~3월에 목격한 주요 국내 기업의 경험 설계 움직임을 정리했습니다.
1. 웍스피어(구 잡코리아)
지난 1월 잡코리아가 법인명을 웍스피어(Worxphere)로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AI 기반 채용 경험’을 구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의 채용 트렌드는 스킬 중심 채용입니다. 직무와 이력보다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보는 건데요.
기존 잡코리아의 키워드 매칭 방식은 여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웍스피어는 AI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재와 기업을 더 잘 연결해 빈번하게 발생하던 채용 실패를 줄이겠다는 것이죠. 웍스피어는 AI가 중심이 될 채용 시장에서는 세 가지 경험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바로 ‘검색’과 ‘이력서’ ‘단순 운영’입니다.
2. 네이버
동시에 지난 9일에는 2년 반 넘게 운영되던
AI 챗봇 ‘클로바X’를 공식 종료했습니다. 챗GPT와 제미나이에 밀려 존재감이 없던 클로바X인데요.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올 상반기 내 신설 예정인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 탭’에 투입한다는 구상입니다. 요컨대 네이버는 쇼핑이나 검색 같은 자사의 핵심 서비스 전반에 AI를 이식,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입니다.
3. 카카오
그동안 카카오툴즈에서는 선물하기나 예약하기, 멜론, 카카오T 등 자사 주요 서비스 및 계열사 서비스만 쓸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다양한 외부 앱 서비스를 카톡 채팅방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압도적인 메신저를 보유한 카카오는 사용자가 카톡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4. 배달의민족
AI만 경험 설계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지난 2월 배달의민족의 라이더 전용 브랜드 ‘배민 라이더웨어’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6’에서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배민 라이더웨어는 배달 경험 설계 전략의 일환입니다. 배달의민족의 미션이자 추구하는 배달 경험은 ‘세상 모든 것이 식지 않도록’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최종 배송을 책임져주는 라이더에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은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라이더가 질 낮은 제품(작업복, 탑박스 등)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부담없는 가격에 좋은 제품을 직접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면, 라이더의 편의와 안전이 개선되고, 이는 곧 배달 경험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배민 라이더웨어를 출범한 배경입니다.
5. AX 기업(노션, 세일즈포스)
B2B 기업들도 고객사의 경험을 새롭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매킨지앤컴퍼니 등에 따르면, 그간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많지만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사례는 손에 꼽습니다. 누구는 AI를 잘 쓰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탓입니다. 따라서 요즘 AX(AI 전환)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미는 패러다임은 “모든 직원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건데요.
이런 측면에서 최근 노션과 세일즈포스가 유사한 비전을 공유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자사 협업툴(노션과 슬랙)을 ‘사람과 AI가 협업하기 좋은 공간’으로 포지셔닝했습니다. 회사에 어떤 에이전틱 AI가 있는지 직원은 몰라도 된다, 자사 AI를 통해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AI 서비스들을 호출해 적합한 워크플로우를 짜준다. 이것이 AX 기업들이 그리는 새 시대에 우리가 일하게 될 모습입니다.
배달의민족을 제외하면 모두 AI 에이전트 이야기네요. 쭉 살펴보면 기업들이 AI를 경험 설계에 활용하는 방식은 대개 ‘연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웍스피어는 사용자와 일자리를, 네이버는 사용자와 상품을, 카카오는 사용자와 앱 서비스를, AX 기업은 사용자와 에이전트 AI를 연결하는 데 AI를 활용 중이죠.
나아가 기존 기술로는 실현하지 못했던 ‘이상적인 경험’을 구현하는 데도 AI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키워드 중심’이라는 이력서의 근본적인 한계를 AI로 정면 돌파할 수 있다는 게 웍스피어의 비전이고요,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AI가 함께 협업하는 OS(운영체제)가 되겠다는 것이 노션과 세일즈포스(슬랙)가 올해 중 선보일 새로운 고객 경험입니다.
디레터 독자님들은 최근 어떤 경험 설계 소식을 인상깊게 보셨나요? 괜찮은 사례가 있다면 말씀주세요. 더 자세한 이야기를 취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