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오랜만에 인사 드리네요. <디지털 인사이트> 이민호 기자입니다.
봄이 올 듯 말 듯 주춤거리는데 지난 일요일은 날씨가 꽤 좋았습니다. 저도 공원에 들러 평화를 만끽했는데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보고 있는 게 참 좋았습니다.
일본어에는 이를 지칭하는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코모레비(こもれび, Komorebi )' 입니다. 재밌는 단어죠? 코모레비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Perfect Days)'입니다. 중년의 공중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의 일상을 다룬 아주 잘 만든 영화죠. 평화롭게 반복되는 그의 일상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함께 평화로워 진답니다.
히라야마는 보통 공원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고는 하는데요. 점심을 먹다 곧 잘 필름 카메라로 큰 나무가 만드는 코모레비를 담고는 합니다. 그의 카메라에 담긴 사진은 분명 아름답지만, 사실 코모레비는 빛보다 어둠이 더 많은 사진이기도 해요. 어두운 나뭇잎의 그림자 가운데 그 틈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빛이 만드는 아름다움이죠.
코모레비에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의 매일과도 닮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매일 할 일이 있다는 것, 걷고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또 고민한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대체로 빛 보다는 그늘 같은 고단함에 가깝지도 하죠.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건 그 가운데 비춰지는 햇살같은 행복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바쁘게 한 주를 살아내고 공원에서 보내는 찰나의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보고 먹는 밥 한 끼가 될 수도 있죠.
고단할지라도 매일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건 분명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물론 햇살처럼 군데군데 빛나는 행복이 함께해야 하겠죠. 이제 정말 봄이 오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여러분의 오늘 하루, 한 주는 어떨까요.
바라건데 여러분의 오늘이 살아가는 그늘과 따스한 햇살이 함께하는, 코모레비 같은 날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그런 날 말이죠.
그럼 이번 한 주도 디레터와 함께 힘차게 시작해 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