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터 vol. 067] | 2025.06.10
안녕하세요. 디레터로는 세 번째로 찾아뵙는 김동욱 기자입니다. 평소엔 주로 UI·UX 기사 콘텐츠로 찾아뵙지만 오늘은 간단하게 마케팅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게임을 곁들여서 말이죠.
여러분들은 '섀도우 드롭(Shadow Drop)'이란 말을 아시나요? 섀도우 드롭이란 주로 게임 업계에서 사전 예고나 마케팅도 없이 갑작스럽게 게임을 출시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보통 게임은 몇 년이나 공들여 만든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만큼 개발이 모두 완료되기 전부터 각종 티저, 트레일러, 사전예약 등 장기간 충분한 기간 마케팅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하지만 이 섀도우 드롭은 충분한 마케팅은커녕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철저하게 숨긴 채 깜짝 발표와 함께 게임을 출시합니다.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지만 최근 들어 점점 섀도우 드롭을 행하는 게임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에이펙스 레전드>, 2023년 <하이파이 러시>, 2025년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심지어 가장 최근엔 국내에 위치한 네오위즈의 게임 <P의 거짓>도 지난 7일 섀도우 드롭과 유사한 형태로 DLC 확장팩을 깜짝 출시했는데요.
그렇다면 왜 게임 업계에선 이렇게 하나 둘 게임사들이 섀도우 드롭을 시도하는 걸까요? 그냥 마케팅 비용이 아까운 걸까요? 분명 섀도우 드롭은 전통적인 마케팅 과정을 통째로 생략하므로 마케팅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사실 이런 섀도우 드롭 출시엔 여러 노림수가 숨겨져 있습니다.
먼저 섀도우 드롭은 깜짝 발표-출시 상황 자체가 뉴스가 되기 때문에 각종 언론 매체, SNS, 스트리머, 게임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확산돼 사용자 반응과 화제성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섀도우 드롭을 진행하는 게임 제작사들은 유명 게임 쇼케이스나 대형 이벤트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만큼 분산된 광고 집행 없이도 효과적으로 게임을 노출할 수 있죠. 게다가 사전에 출시 일정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작과의 불필요한 마케팅 소모전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외신 디스트럭토이드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출시작은 종종 기대감이라는 무거운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섀도우 드롭을 통해 기대감이나 의견을 형성할 초기 리뷰나 자세한 로드맵 없이 게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물론, 이런 섀도우 드롭을 모든 게임사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섀도우 드롭은 전통적이자 검증된 마케팅 방식을 거부하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방식인 만큼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첫 발표에 충분한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 앞선 전통적인 마케팅 과정을 생략한 만큼 조용히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사전 체험판이나 리뷰어 피드백 없이 바로 유저 평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출시 직후 버그나 최적화 문제, 밸런싱 문제 등이 발생하면 더욱 크게 타격을 입어 이미지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이죠. 때문에 전문가들은 섀도우 드롭 전략은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은 이런 섀도우 드롭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고로 저는 너무 오랫동안 게임을 기다리는 경험과 기다리던 게임의 출시일이 연기되는 경험이 충분히 고통스럽다는 것을 여러 차례 직접 몸으로 배운 만큼, 퀄리티만 충분히 보장된다면 이런 섀도우 드롭 출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