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터 vol. 070] | 2025.07.01
안녕하세요, 디레터로는 네 번째로 찾아뵙는 김동욱 기자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시나요? 지난 디레터를 통해 이야기한 섀도우 드롭 이야기의 반응이 좋았기에, 이번에도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게임 회사들의 사내 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은 게임 회사들에게 있는 공통적인 독특한 문화가 있다면 무엇을 생각하시나요? 밤낮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도 없는 크런치 문화? 부장님도 과장님도 옆자리 동기도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개발 문화? 여러 문화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게임 회사들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는 바로 직원들에게 게임기를 선물하는 문화입니다.
더욱 열심히 일하라고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게임을 하라고 열심히 게임을 하라고 게임기를 선물한다니... 뭔가 좀 이상하죠? 동종 업계의 게임을 분석하거나, 개발 중인 게임을 테스트하기 위해선 회사에 게임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충분할 텐데 말이죠.
하지만 의외로 많은 게임사들이 직원들에게 게임기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모바일 게임 제작사 호요버스의 경우 매년 연초 연례 행사로 최신 콘솔 게임기와 모바일 기기를 로비에 쌓아두고 추첨으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데요.
국내 게임사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달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누적 300만 장 판매를 기념해 전 직원들에게 닌텐도 스위치2를 선물했습니다. 또한 네오위즈 역시 같은 달 자회사 라운드8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P의 거짓: 서곡> DLC 출시를 기념해 전 직원들에게 닌텐도 스위치2를 선물했죠.
그렇다면 왜 게임사들은 직원들에게 이렇게 게임기를 선물하는 것일까요? 중고 시장에 팔아서 용돈이라도 마련하라고? 게임기 제조사로부터 받은 선물이 너무 많은 걸까요? 여러 추측과 분석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바로 조금이라도 직원들이 최신 게임 트렌드를 따라가길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요컨대 콘솔 기기를 개인용으로 지급해 자택에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하고, 자연스럽게 빠르게 트렌드와 사용자 니즈가 바뀌는 게임 업계에 발맞춰가길 유도한다는 것이죠.
실제 매일경제는 이런 게임사들의 게임기 선물 문화에 대해 "게임 업계에서 꾸준히 신작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것은 게임업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회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최신 콘솔 게임기를 개인용으로 지급해 집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는데요.
더 재미있는 점이라면 이런 분석이 단순 언론 매체의 추측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게임 업계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 시프트업의 경우, 이런 닌텐도 스위치2 기기 선물이 직원들의 스위치 플랫폼 적응을 위한 것이며, 자사 게임들을 닌텐도 플랫폼에 출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자, 실제 시프트업 관계자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실제 플랫폼 확장 의향이 있음을 밝혀 화제가 됐죠.
물론 이런 게임기 선물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선물이라는 의견부터 시작해 선물이지만, 회사 내부적으로 "당연히 써야 한다"라는 내부적 압박으로 작용해 업무 외 시간까지 게임 플레이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의견, 안 그래도 구하기 힘든 최신 게임기 물량을 게임사들이 휩쓸어가는 탓에 일반 게이머들이 물량을 구하기 힘들다는 의견들까지 다양하죠.
여러분들은 이런 게임 업계의 게임기 선물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요? 저는 아무래도 주 취미가 게임인 만큼, 만약 게임기를 준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을 것 같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