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레터 vol. 073] | 2025.07.22
안녕하세요. 어느새 디레터로 게임 이야기를 하는 데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김동욱 기자입니다.
여러분들은 '페이션트 게이머(Patient Gamer)'라는 말을 아시나요? 페이션트 게이머는 최근 국내외 게임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자, 소비자층입니다.
얼핏 보면 '느긋하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도 읽을 수 있지만, 이들은 단순히 게임을 느긋하게 하는 것을 넘어, 게임도 느긋하게 구매하는 사람들입니다. 페이션트 게이머들은 기대하던 최신 게임이 출시되어도 바로 게임을 구매하지 않고, 느긋하게 상황을 관망하면서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 게임을 구매해 플레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물론 이들도 처음부터 신작 게임들을 구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 페이션트 게이머가 자신들도 원하고 싶어서 페이션트 게이머가 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신작 게임들의 출시 가격 인상과 각종 오류와 버그로 점철된 최신작들의 실망스러운 초기 경험, 게임들의 빠른 할인 주기입니다.
요컨대 안 그래도 비싸진 게임들이 출시 초기엔 버그로 인해 제대로 즐기기도 힘든 게임들이 가격도 비싸진 데다가, 할인까지 빠르게 해버리니, 결국 시간·금전적인 리스크를 회피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장기적인 유저군이 모인 것이죠.
실제 유명 외신 포브스는 "인내심 있는 게이머라면 초기 리뷰와 대중의 목소리가 출시 후 실망스러운 게임들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게임도 버그 수정이나 추가 콘텐츠와 같이 게임을 훨씬 즐겁게 만들어주는 업데이트가 제공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첫날 게임을 구매한 사람이었더라도 기다려야 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페이션트 게이머의 장점을 소개했죠.
한편 이렇게 인내심을 기르는 게이머들이 늘어갈수록 게임 업계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AAA급 게임 개발사는 출시 첫 주에 가장 높고 큰 판매량을 비중이 가지지만, 페이션트 게이머가 늘어날수록 이런 출시 초기 흥행 지표를 약화시키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여러 게임사들은 예약구매에 특별 보상 끼워 넣기, 출시 이후 1년 차에 DLC 확장팩·합본 에디션 신규 출시 등 다양한 전략을 내보이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이들은 상술한 관련 대응 대신 정공법으로 페이션트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게임들도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주로 최근 서구권 게임 업계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실제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 여러 게임들이 게임 최적화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페이션트 게이머들이 우려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불안정한 초기 게임 출시 경험을 해소하고, 페이션트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유명 게임 외신 PCGamer의 편집장 타일러 와일드는 "겨우 몇 달 앞서 플레이하는 것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분들은 계속 성장 중인 페이션트 게이밍 운동에서 자릴 찾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페이션트 게이머 현상을 소개했는데요.
여러분들은 기대하는 신작 게임들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행동하실 건가요? 미리 예약 구매하기? 출시일 첫날 리뷰 보고 구매하기? 3,4달 뒤에 플레이하기? 저는 게임에선 워낙 유혹에 쉽게 당하는 경향이 있어서 예약구매의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