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시면 감사한
디레터 기자의 썰
안녕하세요. 무더운 주말에 컴퓨터와 사투를 벌이고 돌아온 디지털 인사이트 기자 김동욱입니다. 여러분들은 게임플레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미세한 변화도 빠르게 포착해 즉각 반응하는 뛰어난 피지컬? 다양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침착함? 이전에 있었던 일들을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새겨 넣는 높은 기억력?
물론 이것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저는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쾌적한 환경에 있어 필수적인 조건은 원활하게 게임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입니다. 일단 게임을 켤 수 있어야 뭐든 하지 않겠어요?
요즘 시대가 발전한 만큼 게임을 구매해서 설치하고 실행하는 단계가 굉장히 간략화되고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2025년에 들어서도 모든 게임이 플레이하기 편리한 것은 아닌데요. 특히 베타 단계의 게임들이라면 정식 버전이 아닌 만큼 어려움이 커집니다. 실행까지 무슨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죠. 최근 이에 가장 적절한 예시는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는 <배틀필드 6>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배틀필드 5>, 2021년 <배틀필드 2042>의 연이은 실패 이후 EA가 이를 갈고 다시 돌아온 <배틀필드 6>는 클로즈 알파 테스트부터 굉장히 좋은 평을 받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많은 유저가 지난 주말 오픈 베타 테스트에 참가하려고 모였죠. 스팀 플랫폼에 한정에 전 세계 50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숫자를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50만 인파를 가로막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윈도우 보안 부팅'과 메인보드 'TPM 2.0 활성화' 요구였습니다. 이유는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 소위 핵 유저를 막기 위함이었죠. 불법 프로그램 근절이란 좋은 명분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기존 배틀필드 시리즈 팬 및 유저들에게 있어서 이런 요구는 큰 장벽으로 다가왔는데요. 두 설정 모두 부팅 BIOS 단에서 작업을 해야 하며, 까닥 잘못하면 컴퓨터가 켜지지도 벽돌이 되기 딱 좋은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과거 게임들과의 호환성을 이유로 윈도우 10을 고수하고 있었던 저에겐 이런 요구는 더욱 큰 장벽이었는데요. 실제 보안 부팅을 실행하려고 보니 오랫동안 컴퓨터를 부분적으로 업그레이드해오다 보니 윈도우가 최신 GPT 방식이 아닌 MBR 방식으로 설치돼 있었고, BIOS 모드 역시 UEFI가 아닌 레거시 방식으로 인식되더군요.
종합해 보면 윈도우 보안 부팅을 설정하기 위해 MBR의 윈도우 디스크 파티션 스타일을 GPT로 전환하고, BIOS 모드를 UEFI로 변경한 뒤, 다시 BIOS에 진입해 보안 부팅을 실행할 필요가 있는 상태였죠. 보통이면 윈도우 11 업그레이드를 권장하겠지만, 윈도우 11로 OS를 업그레이드에도 보안 부팅이 필수 요구되는 상황이었기에 결국 디스크 파티션 변경부터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보기 좋게 부팅이 안되는 8KG짜리 벽돌 컴퓨터가 완성됐습니다. GPT로 디스크 파티션을 변경한 것 까진 좋았지만 재부팅에서 컴퓨터가 켜지지 않았던 겁니다. 때는 한창 주말인 토요일 오후 5시. 서비스 센터와 연락하거나 수리 기사를 부를 수도 없었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감안하고 도전한 시도였지만 막상 마주하니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죽으란 법은 없는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챗GPT에게 현재 모니터에 출력되는 화면을 보여주니, 컴퓨터 상태가 디스크 파티션 변경 과정에 부팅 파티션이 손상되거나 BIOS 부팅 순서가 꼬여서 윈도우 OS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 진단과 함께 복구 명령어와 방법까지 알려주더군요. 놀랍게도 챗GPT의 안내에 따라 복구를 진행한 결과, 약 2시간 만에 컴퓨터를 다시 부팅하고, 게임도 실행할 수 있었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컴퓨터의 오류 화면은 현 상태와 문제 발생 원인을 영어와 함께 고유한 식별 문자들로 표시한 화면이며, 해결 방법 역시 정량적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AI가 사람 못지않게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문제를 진단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챗GPT 플러스를 구독해 사용하기 시작한 지 약 2년. 가장 돈값을 한 것 같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컴퓨터가 오작동을 하거나, 오류 화면만 재생한다면 챗GPT를 포함한 AI에게 도움을 구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배틀필드6> 오픈베타는 어땠냐고요? 한 번 속으면 피해자, 두 번 속으면 호구, 세 번 속으면 공범이란 말이 있던데, 저는 공범이 되기로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