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민호 기자입니다. 어쩐지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는 것 같네요.
어제 밤에 누워있다가 공장에서 퇴근 후 소주 한잔에 식사를 하는 아저씨의 영상을 봤습니다. "오늘은 아파트 대출금이 나가는 날입니다. 매달 정확하네요!"라고 하시고 냉장고에서 소주를 꺼냅니다.
이 영상이 꽤 재밌었습니다. 댓글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누는 이야기도 기억나네요. 5년째 공장에서 야간 근무로 고생중인 남편이 얼마나 힘들까, 그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20대 초반에 하우스 짓는 일을 잠깐 해본 적이 있습니다. 죽어도 계속 하라면 못하겠다, 그런 생각이었는데요. 왜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할까 생각해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지켜야할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전기 시공을 다녔던 친구와 통화를 한 게 생각납니다. 같이 일했던 아저씨 이야기를 해줬는데요. 하루 일하면 대략 십 몇 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분은 퇴근하면 편의점 도시락 같은 음식에 소주 한 병을 먹고 바로 잠에 듭니다. 삶에 낙이라곤 없어 보이죠.
그가 매일 공사 현장에 나가 돈을 버는 이유는 아내 병원비 때문이었습니다. 시한부를 선고 받은 아내 병원비와 간병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매일 돈을 모으고 있던 것이죠.
문득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아버지도 얼마나 일이 힘들었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식 학교 보내고, 밥 굶기지 않으려 매일 참으며 살아갔을 테지요.
저는 아직 책임져야 할 무언가가 있지는 않습니다. 월세는 있네요. 제 월세도 매달 정확하게 나갑니다. 하지만 큰 짐 정도의 무게는 아닙니다. 물론 홧김에 일을 그만두지 못하게 하는 브레이크이기는 합니다. 월세는 내야죠.
최근 지금 매체에서 발행한 글이 1000개를 넘었습니다. 변덕이 심한 제게 꽤나 고무적인 일이었는데요. 1000개의 글을 발행하는 동안 저는 어떤 마음으로 일했을까요. 가치 있는 무언가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쓴 글이 재미있기를 바랍니다. 유익하면 좋겠고요. 꽤 분량있는 기획 기사여도 읽는 데 5분 남짓 걸릴 겁니다. 여러분이 그 기사를 읽는 시간이 낭비라고 생각되지 않게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게 제가 이 일에 느끼는 일말의 책임감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기사는 제가 새로 시작한 '사람-in' 시리즈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나름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새롭게 도전했다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00개가 넘는 글을 발행하는 동안 찾아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고, 언제까지 펜을 쥐고 살아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오늘은 열심히 써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도 힘내 봅시다.
소주는 없지만, 다들 머그컵은 들고 계시죠?
모니터에 짠 한번 하고 갑시다!